이번 학기에 "교육과정" 수업을 아주 재밌게 들었다. 나에게 기억에 남을 대학교 수업으로 세 손가락 안에는 들어갈 것 같다.
이 수업은 학우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매번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학생 도출 논제를 바탕으로 간단한 토의를 진행하는 시간이 있다. 최근 수업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논제가 등장했다. 짧은 이야기로 넘어가기는 아쉬웠기 때문에 (정말 간단히) 글로도 기록을 남겨본다.
학생들이 자신의 수행평가는 최선을 다해 준비하면서도, 그것을 친구에게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발제자의 설명을 덧붙이자면..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끊임없이 경쟁에 던져진다. 그 과정에서 친구들을 경쟁 상대로 인식하게 되고, 공유하기보단 혼자 아는 것이 이득이라는 인식이 생긴다. 결국 이것이 "배려가 부족한 사회", "정이 없는 사회"와 같은 문제점들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논의해 보기 위해 가져온 주제였다.
토의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아주 짧았지만, 너무 흥미로운 주제였기 때문에 조원과 열심히 이야기하고 발표도 했다ㅎㅎ
처음에는 "이게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인 걸까?"라는 생각을 먼저 했다. 곧이어 떠오른 "평가가 절대평가면 학생들이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No라는 것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절대평가라면 학생들 간의 견제가 감소하기야 하겠지만, 그들이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저절로 성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평가 방식(상대/절대)과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은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논제의 앞부분(수행평가에 최선)을 제외하고 뒷부분(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교육)에 집중한 결과, 2가지의 방향이 떠올랐다.
1. 나누는 것의 즐거움을 알게 하기 (수업)
평가를 어떻게 하든지 상관없이, 수업을 통해 나눔의 즐거움 그 자체를 알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교육과정 수업이 하나의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는데, 이 수업에서는 학생들끼리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굉장히 많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되고 나의 논리를 펼치는 재미를 얻을 수 있다. 이런 경험에 조금씩이라도 노출이 된다면 분명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2. 해당 교과를 정말 잘 이해하고 탐구했는가를 판단할 수 있는 시험 문제를 출제하기 (평가)
만약 선생님이 시험기간에 이거, 이거, 저거 나오니까 필기해~ 하고 시험 문제를 알려주는 과목이라면, 나라도 공유하고 싶지 않을 것 같다. 대학 시험 중 "족보가 통하는 과목"을 생각하면 편하다.
반면, 족보를 타지 않고 매번 깊은 탐구가 필요한 문제를 출제하는 과목이라면? 오히려 공유를 많이 하는 것이 이득이다.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공유하고, 파고드는 것이 나의 평가에도 도움이 된다. 모두가 그렇게 공부를 한 다음 결과에 맞게 점수가 나오는 것이다.
짧게 생각하고 짧게 정리한 결론이기 때문에 논리의 허점은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ㅎㅎ 확실히 단순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적어도 수업과 평가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노력이 필요한 그런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만큼 정말 중요한 가치이고, 꼭 생각해 볼 만한 주제인 것 같다.
또 어떤 방법이 있을까? 두고두고 생각해 볼 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