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 우테코의 4 레벨이 끝나는 날이었다.
이 날에는 2개의 행사가 있었다. 오전에는 제이슨의 구직 강의, 오후에는 선배와 함께하는 취준 뽀개기.
솔직히 그렇게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두 행사 다 정말 좋았다.
특히 6기 선배님인 망쵸의 이야기가 큰 울림을 줬고,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그 과정의 생각들을 글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첫 번째는 혼란했던 나를 위해, 두 번째는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가졌던 사람들을 위해!

모아온이 끝난 후의 나
4 레벨의 최종 데모데이가 끝나고, 1주일의 버퍼 기간이 주어졌다. 이 기간 동안 나는 다음과 같은 일들을 했다.
- 모아온 프로젝트 마무리
- 네이버페이 자소서 작성
- 체험형 인턴 조사 및 향후 지원 계획 설정
앞으로 우테코를 마무리하고, 취준(코테, 이력서 등)을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해 모아온 개발에 더 참여하기 힘들 것 같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리고 네이버페이 자소서를 준비했다. 그 주 일요일에 제출을 해야 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자소서 작성에 쏟았다. 사실 네이버페이는 지원 자격이 되는지 몰랐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이벤트였다. 원래는 프로젝트가 끝나고 겨울 방학 동안 인턴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인턴 공고도 열심히 수집했다. 코테 공부와 이력서 작성 계획도 세웠다. 이력서 스터디에도 참여했다.
4 레벨 동안 내가 기대한 최종 데모데이 이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었다. 원래는 바빠서 넘어간 미션을 다시 풀어보거나, 프로젝트 활동을 정리하며 우테코를 마무리하는 것을 상상했었다. 거기에 추가로 코테 공부 정도 하면 5 레벨을 알차게 쓰겠거니 생각했었다.
그런데 기존에 목표했던 “방학 인턴”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미션이나 프로젝트를 되돌아볼 시간이 없었다. 생각보다 빠르게 공고가 뜨고, 지금 당장 인턴을 위해 준비해야 한다는 압박이 느껴졌다. 시간은 없고, 마음은 급했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이 네이버페이 자소서를 쓰고, 인턴 공고를 찾아보느라 정신없이 일주일을 보냈다. 마음 한 구석에는 “나 왜 이러고 있지?” 하는 찝찝함이 있었지만, 그 찝찝함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선배와의 만남
선배와 함께하는 취준 뽀개기 행사에서, 망쵸의 이야기를 통해 내가 가지고 있던 찝찝함을 수면 위로 끄집어내고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
망쵸는 이야기 중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 왜 여러분은 취업을 하려고 하나요?
- 취업을 꼭 급히 해야 할까요?
- 개발자로서 하고 싶은 일을 하다가, 회사에 들어가면 되지 않을까요?
망쵸가 전달한 핵심 메시지는 “취업에 매몰되기보다, 개발자로서 하고 싶은 일을 하자”였다. 실제로 망쵸는 우테코 5 레벨이 시작되자마자, 취업 관련 활동은 하지 않고 “사용자가 있는 서비스 만들기”, “동아리 운영”처럼 진짜 하고 싶은 일에 집중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서비스 성과가 난 후 자연스레 취업 의사가 생겼고, 기업에 지원해서 입사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나 왜 이러고 있었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어차피 나는 졸업도 안 했는데,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데..
주변의 분위기에 휩쓸려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나는 왜 그랬을까?
집에 돌아가는 길에, 내가 왜 그랬는지 되돌아봤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 내면의 불안을 발견했다.
최종 데모데이가 끝나고 취업 분위기에 휩쓸린 이유는, “겨울 방학에 인턴을 하고 싶어서”였다.
겨울 방학에 인턴을 하고 싶은 이유는, “2026년 상반기 네이버 공채를 쓰고 싶어서”였다. 졸업까지 2학기 남은 상황에서 제일 빨리 지원할 수 있는 공채는 2026년 상반기 네이버 신입 공채이다. 내 머릿속에 대기업 공채에 합격하려면 적어도 인턴 한 번쯤은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 잡혀 있었다. 그리고 2026년 상반기 신입 공채를 쓰기 위해서는 이번 겨울 방학이 마지막 인턴의 기회였다.
그럼 왜 하필 2026년 네이버 공채였을까? 작년부터 “취업 확정하고 학교 다니는게 내 로망”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네이버 공채는 그 로망을 실현시켜 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 중 하나였다.
흠 근데, 다시 되돌아보니까, 취업 확정하고 학교 다니는게 그렇게 중요한 일인가..? 사실 대부분은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왜 나는 이런 로망을 가지게 됐고, 또 여기에 강하게 끌렸을까?
여기까지 오니까, 내가 가지고 있던 불안이 보였다. 이 불안은 비교에서 온 것 같다.
내 주위에는 참 대단한 사람들이 많다. 대기업에 취직한 선배들, 대학원에 진학한 친구/동기들, 스트레이트로 졸업해서 대기업 간 동기도 있고, 로스쿨 간 동기도 있고, 이름만 대도 다 아는 기업에서 인턴 하는 동기들도 있고.. 정말 멋진 사람들이다. 근데 나는? 흠… 나름 소프트웨어학과 복전도 하고, 들어가기 어렵다는 동아리도 들어가고, 심지어 우테코까지 왔는데... 이것저것 부산스럽게 찔러본 건 많은데, 나는 왜 이것밖에 못하나 하는 생각을 가끔 한다. 나는 자꾸 뒤처지는 것 같고, 멋진 선배/동기들을 보면서 조급함을 느꼈다.
이 불안 때문에, “취업하고 학교다니기”같은 로망이 생겨난 것 같다. 취업하면 이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까. 이 불안 속에서 학교를 다니는 게 한편으로는 힘들었던 것 같다. 공부를 위한 공부와, 취업을 위한 공부를 같이 하는 게 힘들었다. 취업하고 학교를 다니면, 그 불안 없이 공부를 위한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으니까. 취업하고 학교 다니기가 너무 재밌어 보였다.
그래서 앞으로 나는?
불안을 마주보니까, 불안이 해소됐다.
정말 쓸데없는 걱정이었고, 나를 갉아먹고 있던 감정이었다. 남들과 비교할 필요 없다. 이제는 나의 길을 가기로 결심했다. 아니 애초에 하고 싶은 거 하느라 3학기나 휴학해 놓고, 왜 빠르게 취업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내 미래를 좀 더 길게 볼 것이다.
우선 이번 방학에는 하고 싶은 것을 하려고 한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인턴 대신 해보고 싶었던 프로젝트를 할 생각이다. 이력서 스터디는 그만뒀다. 코딩테스트나 CS 공부도 이전부터 여유 있을 때 해보고 싶었던 것들이라 조금씩 진행하려고 한다.
취업을 위해 공부하는게 아니라, 내가 개발자로서 하고 싶은 것을 한 결과로 취업을 하고 싶다.
이상적인 이야기지만, 한 번 시도해보려고 한다. 우선 내 마음의 불안을 가라앉히기에는 효과가 있었다.
사람 바이 사람
우테코가 마무리되는 시점,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사실 나의 경우 졸업이 남았기 때문에 취업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누군가에게는 “꼭 지금 취업해야 할까?”에 대한 대답이 “그렇다”일 것이고, 그렇다면 취업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
나 또한 취업 준비를 완전히 내려놓는 건 아니다. 코딩테스트나 필요한 준비는 조금씩 진행할 것이다. 다만 취업에 매몰되지 않고,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과 균형을 맞추며 나아가려 한다.
나와 비슷한 상황의 사람이든 아니든,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나만의 길을 가는 것은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 아닐까?
앞으로의 나와 이 글을 읽는 모두, 본인의 길을 찾아갔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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